마태 6,24-34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6/23/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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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6,24-34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6/23/2018)

Postby markclc_admin » Mon Jul 02, 2018 8:41 pm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마태 6,24-34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근심 걱정은 목숨이 일곱개라는 고양이도 죽게 만든다."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지요. 그럼에도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참 많은 걱정들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점심 때 뭘 먹으면 좋을지 메뉴 걱정, 저녁 회식 때 누구 옆자리에 앉아야 술을 덜 마실까 자리 걱정, 나름 제 갈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자식들 앞날 걱정, 자기보다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관리도 잘하는 배우자의 건강걱정, 아직 오려면 한참 남은 시어머니 생신이나 명절 걱정에 이르기까지... 그냥 마음 끌리는대로 하면 되거나, 상황이 닥치면 그 때 가서 해도 늦지 않을 걱정까지 미리 앞당겨서 하느라 참으로 고생이 많은 것입니다.

이처럼 걱정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의 40%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그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걱정거리의 22%는 일어나도 별 볼일 없는 사소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걱정의 4%는 우리의 영역 밖의 일입니다. 결국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걱정거리는 전체 걱정의 4% 뿐입니다.” 그런가하면 느긋하기로 전 세계에서 유명한 티벳 사람들은 이런 좌우명을 지니고 살고 있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걱정에 빠져 사느라 지금 이순간 삶의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신 나머지 이렇게 조언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믿는 구석'이 있는 사람은 쓸 데 없는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 누구보다 든든한 '믿는 구석'을 곁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빈 손으로 세상에 태어난 나를 먹이고 입히고 보호하시는 분, 내가 당신께 청하기도 전에 이미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 아시고 알아서 제 때 채워주시는 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로움을 추구하며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하시는 분... 바로 그런 분이 우리 뒤에 든든하게 버티고 계시니 그런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면 걱정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믿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하느님이 나와 함께 계시니 다 괜찮을거라고, 나에게 슬픈 일, 괴로운 일, 안좋은 일 같은 것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것이 하느님을 믿는 것일까요? 그처럼 막연하게 하느님의 존재를 담보로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믿는 것은 진정으로 하느님을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믿는 사람의 마음 안에는 '하느님의 뜻'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운이 좋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며, 시련과 고통이 닥쳐오면 기도를 하기 보다는 점짐을 먼저 찾고, 하느님께 기대기보다는 '오늘의 운세'에 자신의 운명을 맡길 것입니다. 하느님을 제대로 믿는 사람은 '하느님이 좋으신 분'임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 좋으신 하느님이 주시는 것 또한 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살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시련 앞에서도 '왜 나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하시느냐?'고 하느님께 따져묻지 않습니다. 또한 하느님이 정말 계시는지, 그분이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지를 의심하지도 않습니다. 그 어떤 환난을 겪더라도 그것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가장 좋은 것'이기에 주신 거라고 굳게 믿으며 그것을 견뎌낼 힘을 주십사고 묵묵히 청할 뿐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하느님께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지요.

옛말에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습니다. 참된 신앙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서, 자기의 능력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뜻에 맡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 세상에 내 뜻대로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일에 나를 도구로 쓰실 뿐입니다. 주님께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가만히 앉아있는 "땅의 새들"을 먹여주시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최선을 다해 날개짓을 하는 "하늘의 새들"을 먹여주시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공중을 힘차게 날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새는 내일을 걱정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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